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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코딩/et cetera

리즈 시절 오페라를 소환한 비발디

10년전 메인 브라우저로 오페라를 썼다. 가볍고 빠르기도 했지만, 브라우저 안에 메일과 피드 클라이언트가 바로 구동되는 게 엄청난 차별화였다. 오페라가 중국쪽으로 넘어가면서 메일앱이 분리되고 성능도 지지부진하며 언인스톨했다. 뒤로도  비슷한 브라우저를 찾지 못했다. 웹 발전이 눈부시게 일어나면서 별도의 클라이언트가 매력이 없을 수도 있었을 거다. 그래도 특히 RSS 피드를 편하게 볼 수 있었던 그 시절의 향수는 남아있다. feedly로는 대체가 안됐다.

그 향수가 당시 오페라를 만들었던, 그리고 지금은 비발디를 만드는 개발자 테치네르에게는 남아있었나보다. 비발디의 스냅샷 최신 버전에서 메일과 피드 리더가 부활했다! 거기에 스케줄러까지 등장했다.

비발디 공홈에서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서 약간 해맸지만 과거를 복원하는데 성공. 간단히 정리하면,

  1. 비발디 공홈에서 스냅샷 페이지에 들어가서 오른쪽 사이드에서 스냅샷 최신 버전을 받는다.
  2. 설치한다. stable을 쓰고 있다면 스냅샷으로 업데이트 된다. 원하지 않으면 분리도 가능한 것 같다. 난 덮어썼다.
  3. 그냥은 나오지 않는다. 스냅샷에서도 아직 실험실 기능이다. vivaldi://experiments/에 접속한다.
  4. 첫 번째 항목인 Calendar, Mail & Feed에 체크하고 닫는다.
  5. 비발디 재실행.
  6. 그래도 어디에 있는지 헛갈릴 거다. 웹 패널에서 우클릭하면 메일과 캘린더가 언체크되어 있다. 모두 체크하면 웹 패널에 아이콘이 뜬다.
  7. 웹 패널에서 설정해도 되고, 설정으로 들어가도 된다. 설정에서 mail을 검색하면 계정을 등록할 수 있다. feed로 검색하면 RSS 주소를 등록할 수 있다.
  8. 향수를 즐긴다. 

RSS Feed의 경우에는 RSS 피드 주소를 찾아 열면 구독 화면으로 자동 전환되니 굳이 설정을 열 필요는 없다.

지메일은 별도의 구글 계정 설정이 필요한 것 같다. 비발디쪽 설명을 자세히 읽진 않았는데, 구글 측에서 비발디 메일 클라이언트를 아직 인정하지 않아서 구글 계정에서 덜 신뢰하는 앱 허용 설정을 해야 원활한 이용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 방법밖에 없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제 막 시작한 기능이니 절실하지 않다면 좀 더 기다리는 것도 좋아 보인다. 네이버 메일은 잘 등록됐다. 네이버 메일의 경우 다크모드를 쓰면 화면이 별로지만 그거 때문에 필요한 기능은 아니니.

10년전 오페라 시절에 RSS 피드로 가장 잘 써먹었던 기능 중 하나가 네이버 검색 결과를 피드로 받는 거였다. 뉴스 검색 결과 화면에 RSS 피드가 제공되서, 매번 검색하지 않고도 고정된 키워드에 대한 결과를 피드로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네이버에서 뉴스 서비스 업데이트를 하면서 피드를 없애버렸다. 이유 하나 없이. 향수는 분노로 끝났다.

비발디를 대놓고 배낀 네이버 웨일은 웬지 피드 리더엔 관심이 없을 거 같다. 그것마저 베끼면 형용모순 아닐까.